대구동부교육장(2013~2014)

홍곡 권충현 정년 퇴임식

사도마루 2014. 9. 1. 12:18

 


 

  2014년 8월 28일 오후 6시 30분. 35년간의 교직생활을 마감하고 떠나는 정년퇴임식이 시작되었다. 행정지원국 총무팀에서 행사를 주관하긴 했지만 전체 직원들이 합심하여 준비를 해주었다.  요즘은 퇴임식을 안 하거나 줄이는 것이 일반적 추세라 직원들만 모아 우리청 대회의실에서 퇴임식을 하고 출장 뷔페로 식사를 하려고 했으나 장소가 협소하고 불편하다기에 접근 편이성과 음식의 질을 고려하여 동촌의 퀸벨호텔웨딩으로 바꾸었다.  그 이후 모든 진행은 조현상 팀장의 총무팀에서 추진했다.

 

  장소를 외부로 옮기고 보니 소중한 사람들을 몇 사람 정도는 모셔야겠다는 욕심이 생겨 극히 제한된 인원들에게 초청장을 띄웠다.  장학관으로 있으면서 함께 일했던 장학사, 함지고와 도원고의 교장으로 있으면서 보좌를 받았던 교감선생님과 행정실장, 그리고 두 학교에서 만났던 학부모 회장님 두 분과 학교운영위원장님 두 분, 그리고 내가 즐겨 참석하는 칠금회, 상림회, 향우회 세 개 모임의 회장단, 형님과 사돈, 처음 교직생활을 시작했던 울진의 제자들 몇 사람, 그 이후  제자 중 정말로 특별한 인연을 지닌 제자들 몇 사람, 함지고  샤프론봉사단과 1, 2기 학생 십여명만 초청을 했다. 아무리 줄여도 60명이나 되었다. 

         

  호텔에 도착하니 1층 입구에 퇴임식을 알리는 안내판이 서 있었다. 오전의 훈포장 전수식 참석, 교육감님이 마련한 오찬 모임 참석, 나머지 결재 사항 처리 등으로 청을 출발하기 직전까지만 해도 정신없이 바쁘게 움직이느라 퇴임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는데 행사 안내를 보자 퇴임이 실감났다.


 


  9층 행사장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고 직원들은 마무리 준비와 손님 맞이에 분주했다. 식장 입구에는 큼직한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그 좌우에는 도원고등학교 성훈 학교운영위원장님과 도북초등학교 17회 동기, 칠금회원 일동, 함양향우회 도명안 회장님과 조옥순 부회장의 축하 화환이 나란히 서 있었다. 

 

  신상철 전 교육감님, 장동만 전 대구시교육국장, 이대구 충남교육청 교육국장, 박태우 창원시교육장, 윤일경 이천시교육장, 여영희 경산시교육장, 최성환 전 대구동부교육장, 서상기 국회정보위원장, 유승민 국회국방위원장, 이진훈 수성구청장, 강대식 동구청장, 윤순영 중구청장, 최석환 동부경찰서장, 이갑수 중부경찰서장, 박희룡 수성경찰서장, 김용주 전 중부경찰서장, 이상탁 전동부경찰서장, 임인환 대구시의원(전중구의회의장), 송세달 전의원, 곽승호 동구통합방위협의회장 등 많은 사람들은 정년퇴임을 축하하는 메세지나 난분 등을 보내주었다.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대기실로 들어갔다. 안사람이 곱게 한복 단장을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대기실에 찾아온 1983년 울진여중에서의 첫 제자들(인천에서 온 이수미와 대구 강진영)과 사진을 찍었다. 둘이 다 나와 안사람의 가르침을 받은 아이들이다. (지금은 아들이 군에 갈 나이이니 아이들은 아니다. 그래도 내 입에서는 늘 그냥 아이들이라고 나온다. 언제나 내겐 열다섯 단발머리 아이들로만 생각된다. )  

 


  대기실을 찾아주신 칠금회 회장단과 칠곡향교 전교님 -  소병운 팔공신문 사장, 이임순 회장님, 김갑영 회장님, 박성규 칠곡향교 전교님, 이 사진에는 없지만 동참해준 김정립 도시농민회장님

 


  대구여고 제자 정경희(1998)와 울진여중 제자 안현숙(1983) 



 신랑 신부가 입장하듯이 식장 안으로 입장했다.  참석자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인사를 드리고 단상에 착석 



 



  조현상 팀장의 개식 선언과 국민의례가 있고나서 고용환 교수학습지원과장이 나의 약력 및 업적을 소개했다.  





  이어서 교육장 재임중의 여러 행사 관련 사진들이 프레지 프로그램을 타고 전면 양쪽 벽에 나타났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참 많은 일들을 했다. 물론 전체 우리 청직원들의 합심협력의 결과물이지만.  


 


  이어서 송승면 교육국장님이 송별사를 했다. 송국장님은 이번 행사를 마치면 바로 팔공산 학생수련원 원장님으로 간다. 함께 하는 동안 송국장님은 날 지극정성으로 보필했다.  후배 전문직들에게 늘 직상급자를 잘 모셔야한다고 강조하면서 솔선수범했다. 우리 청 분위기가 좋을 수 있었던 것은 국장님의 그런 자세 때문이었을 것이다. 국장 이하 모든 직원들이 그런 자세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교육장인 나는 그런 직원들을 믿고 격려하면 되었으니 말이다.  

 

 

  송별사가 끝나고 송국장은 하트 표시로 인사를 했고 나도 하트 표시로 응답했다. 늘 건강하시고 승승장구하여 송국장 같은 분이 우리 대구교육의 큰 기둥이 되어주시길 축원한다.


 

  다음엔 이동준 행정지원국장이 전 직원의 마음을 모아 만든 송공패를 증정했다. 이동준국장님은 오랫동안 본청에서 언론홍보 업무를 담당하다 온 사람으로 업무에 대한 정치적 감각과 추진력을 겸비하고 있어 교육장의 업무추진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특히 중구 봉산동에 신축하기로 되어 있는 (가칭) 중앙유치원 설립과 관련된 문제를 신속히 대처하여 다음에 발생할지도 모를 대형 안전사고와 법정 다툼 예방에 크게 기여를 했다. 본청 행정국장으로 영전한 길호진 행정국장의 후임으로 와서 비록 짧은 두 달 간이었지만 열심히 보좌해준 이동준 국장님께 감사를 드린다.  


 

  다음에는 경북대학교 사범대학총동창회 이영우 회장이 부회장으로 기여한 공을 기려 보내준 공로패를 고용환 교수학습지원과장이 전달했다. 




  다음에는 기념품 증정이 이어졌다.  

  장병원 행재정지원과장이 간부모임 기념품을 증정했다. 기념품은 퇴임하는 우리 부부의 건강을 축원하는 방짜유기 1세트였다. 중요무형문화재 제77호 이봉주 공방에서 제작된 명품이다.  




  다음에는 청 친목회에서 운동 열심히 해서 건강을 지키라고 이교화 친목회장이 등산화 한 켤레를 선물했다. 오는 정이 있으면 가는 정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나는 친목회에 백만원을 희사했다.

 





  다음에는 서울 형님께서 '내 일생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라는 박정희 대통령의 휘호와 대통령 문장이 새겨진 멋진 백자 항아리를 선물했다. 형님께서는 마이크를 잡으시고 퇴임식을 축하하기 위해 오신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해주셨다. 나는 우리 형님이 아버지와 같은 집안의 어른이라고 다시 소개드렸다.






  함지고 초대교장으로 있으면서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동안 3년간 온 마음으로 도와주셨던 김영숙 초대 샤프론봉사단장 겸 학교운영위원께서 학부모님들을 대표해 우리 부부 스포츠 웨어를 준비해 주셨다. 언제나 푸근하고 인정 넘치는 성향 때문에 호흡이 너무도 잘 맞았던 우리들이다. 여기 불을 붙이고 지원했던 게 바로 권오규 학교운영위원장님이었다. 함지고 초창기 분위기 조성에는 권오규 위원장과 김영숙 단장님이 큰 역할을 했다.




  이어서 가족 및 내빈 소개가 있었다. 제일 먼저 안사람을 소개했다. 자기도 교직생활을 하면서 집안의 온갖 궂은 일 도맡아 내가 아무 걱정없이 사회생활 잘 할 수 있도록 내조해 준 아내라고 소개했다. 오랜 세월 동안 정말로 고생하고 헌신해 준 아내다. 오늘의 내가 있도록 만든 사람이다. 

 


  다음에는 아들을 소개를 했다. 두 주 전에 득남하여 날 할아버지로 만들었는데 두 칠밖에 안 되어 며늘아이와 손자는 이 자리에 오지 못했으며 아들은 약사라고.  



  다음엔 딸을 소개했다. 언제나 우리 집에 웃음을 주고 활력이 넘치게 해주는 보물인데 시내 고등학교에서 선생님으로 있다고.

 


  장학관 때 함께 했던 장학사님들과 교장 때 함께 했던 교감 및 행정실장님들을 소개했다. 

  장학사였던 윤형배교장, 김동관교감, 김동석 교감, 

  교감이었던 김우기 교장, 이규선 교장, 

  행정실장이었던 서정학 서부교육청 지역사회협력과장님





  다음에는 제자들을 소개했다. 교직생활을 처음 시작했던 1980년 우리 반 실장이었던 안현숙 선생



  울진중학교로 가서 만난 제자들이 나의 첫 남자 제자들이었다. 첫해 우리 반 실장이면서 울진을 대표하는 웅변 소년이었던 이규혁, 35년 세월이지난 지금까지 모여서 술을 한 잔 하거나 즐거운 일이 있으면 언제나 전화를 하곤 하는 소중한 제자들 - 노호승, 남상천, 임원규, 이경학, 주길영.

  노호승. 호승이를 소개할 때는 내가 교직 생활을 하면서 학생을 평가할 때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 가를 늘 생각하게 만든 제자라고 소개했다. 행동발달 평가를 '다,다,다'로 했는데 삼십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끈끈한 인간관계를 가지며 울진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소중한 제자라고 덧붙였다. 온 사람들이 모두 박수를 쳤다. 오늘 퇴임식에는 노호승이 안사람도 함께 자리했다. 지난 겨울 우리청 간부들이 울진 덕구계곡을 방문했을 때 울진로타리클럽 회장으로 있는 남상천이가 눈이 1미터나 쌓인 덕구계곡을 함께 오르며 안내했고 죽변항 횟집에서 싱싱한 회와 게로 포식을 하게 해주었던 제자들이다.    





  이어서 동참해준 사람들을 소개했다. 함지고 제자들과 최성일 선생님, 김정희 선생님, 차은경선생님, 박정연선생님, 함지고 샤프론 학부모님들, 권오규 학교운영위원장님, 도원고 조해정 학부모회장님, 칠금회 회장단, 상림회 회장단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돈 부부와 이장일국장 및 이승준군을 소개했다.


   함지고 제자들로는 1회 신광용, 2회 유재임, 곽민정, 손은슬, 서은별, 이동경, 여다은이 왔다. 식 말미에 내가 작사를 한 교가와 스승의 은혜 노래를 불러 주었던 아이들이다. 

 

   참석은 못했지만 큰 꽃바구니를 전해주신 함지고 초대 학교운영위원이었던 김복화님, 도원고 박유진과 어머니, 3단 축하 화환을 보내주신 도원고등학교 성훈 학교운영위원장님, 함양향우회 도명안 회장님과 조옥순 부회장님, 도북초등학교 배영성 총동창회장님, 17회 동기일동, 칠금회 회원일동도 함께 했다.  



  이어서 교육장 퇴임사가 있었다. 교직생활에서의 보람과 행복을 전날 신규교사 임용장 수여식 때 했던 이야기를 끌어다가 이야기했다. 내 교직생활 한 평생은 정말 행복했고 축복받은 삶이었다는 이야기와 남은 직원들에게 이상향 에레혼(erehwon)은 no where가 아니라 now here이니 오늘에 최선을 다하되 너무 눈 앞의 일에 매몰되지 말고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살아갈 것, 그리고 가정 생활에도 충실할 것을 주문했다. 내빈들께는 감사 인사를 드리는 것으로 퇴임사를 마무리했다. 




 

  

이어서 꽃다발 증정이 있었다.  제일 먼저 직원대표로 최미령 주무관과 전진표 주무관이 직원들의 마음을 담아 우리 부부에게 꽃다발을 주었다.

 

 

자녀들의 꽃다발 증정



 

 

칠금회 꽃다발 - 소병운 팔공신문 사장님

 

내가 주례를 섰던 대구여고 제자 정경희

 

 

  결혼식을 축하하러 우리 부부가 청도까지 갔던 이상구 - 오늘 안사람도 함께 왔다. 이상구는 낮으로는 회사에서 일하고 밤으로는 대구공고산업체특별학교에 나와 공부를 했다. 그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상구는 시간을 쪼개어 대구역에서 가출 청소년을 선도하는 파랑새 활동까지 열심히 했다. 정말 장한 학생이었다.    


 

 

  친구들과 술 한 잔 하면 밤이 깊어도 내게 전화하는 남편 때문에 늘 미안해 하는 노호승의 안사람도 오늘 함께 왔다. 

 

  울진여중과 울진중학교 제자들이 함께 올라왔다. 



 

 

  이어진 순서는 축하 공연이었다. 김영우 장학사가 기타로 반주하고 최용수주무관 등 16명의 직원들이 합창을 했다. 을지연습 중에 사흘 간 음을 맞췄다고 하는데 다들 진지하고 열심이었다. 정말 멋진 자리였다. 축가는 '사랑한다 사랑해'였다.  






  다음 순서는 류현정 주무관과 김영주 장학사의 축시 낭송이었다. 축시는 내가 애송하는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와 조동화 시인의 '나 하나 꽃 피어'였다. 





  다음 순서는 최성일 선생님이 반주하고 함지고 1, 2회 졸업생들이 불러주는 함지고 교가와 스승의 은혜 노래였다. 함지고 교가는 초대교장인 내가 함지고 학생들에게 길러주고자 한 인간상을 오롯이 담아 지은 가사라 함지고가 있는 한 영원히 함지고 아이들 가슴에 초대 교장의 교육적 염원으로 전해질 것이다. 나도 소리 높여 함께 불렀다.




삼국시대 역사이은 배움의 터전  - 학교를 짓다가 삼국시대 유물이 쏟아져 나와 개교가 몇년씩이나 지연되었던 학교 부지라 그 역사성을 담았다. 


지식사회 선도해갈 인재의 요람 -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사회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지식중심사회가 될 것이므로 그 시대를 살아갈 인재로 자라야 한다는 시대적 인식과 각성을 촉구한 가사다.


국제사회 지구촌이 우리들 무대 온 세상을 끌어안자 함지고 건아야 - 우리 학생들에게 너희들은 좁은 한반도가 아니라 전세계를 무대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니 다양한 문화와 민족들을 이해하고 포용하고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각인시켜 주기 위한 가사다.


원대한 목표 힘찬 도전 함지인의 표상 - 학막선어입지(學莫先於立志)라고 공부하는 데 있어 뜻을 세우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 성취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노력해라. 그런 자세가 바로 우리 함지인의 표상이다. 이런 취지에서 나는 함지고의 교훈도 '원대한 목표 설정, 구체적 실천 노력'으로 정했다.  


성취하여 빛을 내자 우리 함지고 - 각자가 자신의 원대한 목표를 성취하여 자신의 이름을 날리고 더하여 모교 함지고의 명성까지 드높이라는 염원을 담았다.  





  교가와 스승의 은혜를 끝으로 식이 마무리 되고 기념사진 촬영이 이어졌다.   


  직원들과 함께


  간부직원들과 함께


상림회 회장단과 함께


제자들과 함께


사돈과 함께


 케이크 커팅

 






 

 

  이어서 즐거운 만찬 시간이 이어졌고 나는 오늘을 위해 준비해 두었던 지리산 산삼주를 한 잔씩 하객들께 권했다. 함양산삼축제에서 사다가 담근 산삼주를 개봉한 것이다. 권하며 많이도 받아마셨는데 다음날 아무렇지도 않고 개한 것을 보니 산삼주는 산삼주였다.

 

  오늘 행사 비용 중 내빈들 식사대와 선물비 등 제반 경비는 아들과 딸이 분담했다. 교직 생활을 하며 얻은 큰딸 김지은이  퇴임 후 여행을 다녀 오시라며 100만원 여행권을 선물했다. 모두가 고맙고  감사하다. 내 삶을 이렇게 풍요롭고 행복하게 해준 모든 사람들과 앞으로도 오래도록 함께 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