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동부교육장(2013~2014)

김울산 여사 육영 기념상 설립 불가 > 모금하여 설립

사도마루 2014. 6. 24. 07:08

 

 

  자신이 가진 모든 재산을 다 쏟아 학교를 짓고 조국광복에 필요한 인재를 기르고자 했던 여지사(女志士), 그러나 아쉽게도 광복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셨으며 해방과 토지개혁, 6.25 사변, 전쟁 후의 재건과 숨가쁜  산업화 과정을 거쳐오는 동안 산소는 파훼되고 망두석은 동강나 던져진 채 철저히 잊혀진 원혼(怨魂),  잊혀진 자신의 복명혼(復明魂)을 되살려달라고 자신이 세운 복명학교 자리 동부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 날 불러들인 여인, 이게 내 머릿속의 김울산 여사다.

 

  김울산 여사의 삶과 후인들의 망각을 알고는 그 어른이 가신지 70년이 된 2014년 올해 그 어른을 위해 작은 돌이라도 하나 세워드려야 한다는 의무감에 우리 지원청에서는 작년부터 여러가지 준비를 해왔다. 작년 가을 2014년 예산 편성 때 김울산 여사 송덕비 건립 예산을 500만원 편성하고 시의회 심의를 거쳐 12월 말 확정받았으며, 국립문서보관소 소장 자료나 신문기사 등을 검색하여 김울산 여사 관련 자료를 모으고 유택을 찾았다.

 

  이 과정에서 북구 조야동에 소작인들이 김울산 여사의  공을 기리며 세운  공덕비와 비각이 있으며, 그 비각이 곧 허물어질 정도로 퇴락되었고, 산소는 봉분이 없어져버리고 상석만 남아 있으며, 산소 앞에 세워졌던 망두석까지도 분질러져 여기저기 버려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비각을 수리하고 산소 봉분을 새로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에 소요 경비 견적을 받았다. 비각만 복구하는데 5천만원 내지 1억원의 돈이 소요된다고 재정팀은 보고했다. 예산은 500만원밖에 세우지 못했는데... 대구시청과 비각이 있는 대구북구청 관련부서에 혹시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예산이 있는지 찾아보았으나 방법이 없었다. 고민 끝에 우리 교육청 수뇌부가 만나는 2월 조찬 정책간담회에서 김울산 여사의 공적을 설명하고 비각을 고치는데만도 5천만원 내지 1억원의 돈이 필요하다는데 마련할 길이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야기를 들은 교육감님께서 '우리가 교육기부사업을 널리 벌이고 있는데 이전에 그런 큰 기부를 한 어른이라면 1억이 들더라도 현창을 하자.'며 적극 동조해주셨다. 

 

  3월 5일. 교육감님을 비롯한 우리 대구 교육계 수뇌부가 김울산 여사 산소를 찾아 참배했다. 그 자리에서 교육감님은 산소와 비각 주변 정비를 통하여 학생들이 김울산 여사의 교육애와 사회기부 정신을 배울 수 있도록 체험학습의 장으로 조성하자고 하면서 여러 가지 김울산 여사 현창 방안을 제안하셨다. 산소와 비각 문제는 일단 우리 교육청 고민거리에서 완전히 해결되어 버렸다. 우리는 예산 편성시에 의도했던 대로 세워진 예산으로 우리 청 내에 김울산 여사를 기릴 표지석만 세우면 되게 되었다.    

 

  교육감님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으로 김울산 여사는 3, 4월 들어 우리 대구사회 주요 신문 매체의 중요 이슈가 되었다. 그러다가 6.4 지방선거 때문에 5월 중순부터 교육감 직무가 정지되고 선거전이 전개되었으며 선거가 끝나고도 정상으로 돌아오는 데 한 두 주일의 시간이 흘렀다. 그 동안에도 우리 교육지원청에서는 김울산 여사 육영 기념비 제작 업무를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TF팀을 만들어 자료를 확보하고 넣을 글을 작성하여 다듬고 전문가에게 자문을 받고 작가를 물색하여 작품을 의뢰하고 그렇게 여사의 기념상 설립 준비가 차근차근 추진되었다. 

 

  모든 것이 준비되어 7월 1일 여사님 탄생일에 맞춰 제막식을 하려고 하는 데 제동이 걸렸다. 예산 사용의 법적 근거가 없어서 아니 된단다.  2014년 본예산에 '420 건설비목'으로 '김울산여사송덕비 건립사업' 예산을 편성하여 시의회 최종 심의를 거쳐 사업이 확정되고 교육감님까지 김울산 여사 현창에 적극적인 상황이라 아무 걱정도 없이 사업이 진행되었는데 법적 근거가 없어 불가하다니 멍한 기분이다. 예산이 편성되고 시의회 심의를 거쳐 사업이 확정된 것은 조례에 의해 확정된 것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 것 아닐까?  가슴이 아프다.

 

  그동안 김울산 여사의 공적을 현창하고자 우리 직원들이 함께 고생했다. 예산 500만원으로는 돈이 모자라 돈도 보태고  국립문서보관서 자료와 옛날 신문을 뒤적이며 관련자료를 찾아도 내고 산소 벌초도 하고 TF팀을 구성해 기념물 형상과 새길 글들을 함께 다듬어 가면서 우리가 일하고 있는 동부교육지원청 옛주인을 되살려내는 일이라며 다들 기꺼이 함께 동참해왔다. 함께 노력해온 직원들께 너무 미안하다. 이미 다 만들어진 김울산 여사 기념상을 살려낼 방법은 없을까? 

 

* 2014년 8월 29일

  우리 교육청 직원들이 모은 돈으로 기념상을 설치하고

  제막식을 거행하여 김울산 여사의 숭고한 교육혼을 기린다.

  대신 기부자에 대해서는 이름을 새겨주었다.

 

 교육장 권충현 500만원, 교육지원국장 송승면 20만원, 행정지원국장 20만원

 교수학습지원과장 고용환 10만원, 창의인성교육과장 김연일 10만원,

 학생복지지원과장 윤연옥 10만원, 행재정지원과정 김해원 10만원, 

 지역사회협력과장 장병원 10만원,  

 총무팀장 조현상 5만원, 재정팀장 김용문 5만원 

 600만원으로 오석 좌대에 하얀 대리석 석상으로 김울산여사육영기념상을 설립하고 공식적으로 정부에 기부채납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