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향기

심자실의 사자성어

사도마루 2013. 4. 9. 16:09

 

 

학생들이 청운의 꿈을 가지고 밤늦도록 공부하는 심야자율학습실 벽에 어떤 학부모가 기증한 붓글씨가 몇 점 걸려 있다. 그런데 그 내용이 청운의 꿈을 찾아 키워나가는 우리 학생들의 가슴에 불을 지펴줄 자율학습실용 내용이 아니어서 늘 마음에 걸렸다.

 

아이들이 꿈을 키우며 밤낮으로 뜨겁게 공부하고 있는 자율학습실에 걸맞는 글을 걸어 주고 싶었다.  그런데 함지고 초대 교장으로서 학교 환경을 조성할 때의 경험 때문에 남에게 부탁하는 것도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함지고 개교 첫해에 학교 환경을 조성하면서 대구가 다 알아주는 유명 서예인에게  아이들 성장에 도움이 될 좋은 글을 하나 써 달라고 했더니 구우일모(九牛一毛)란 글을 주셨다. 써준 어른은 "성공이란 쉬운 게 아니라 대단히 어려운 것이니 열심히 해야한다."는 의미에서 선제했다고 하셨다. 하지만 교장인 나는 "수 백명 되는 학생들이 있지만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은 한 두 명에 불과하다는 부정적 생각을 갖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 글을 게시하지 않았었다. 격려하기 위해 붙인 것이 오히려 아이들을 절망케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유명한 서예가에게 부탁하여 좋은 글귀를 받으면 좋겠지만 받는 글이란 게 학교장인 나의 생각과 그렇게 다를 수 있기에 내가 직접 쓰기로 했다. 물론 난 서예를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다. 초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께 수업 시간인가 동아리 시간인가에  배운 게 모두일 뿐이다. 하지만 학교장인 나의 염원과 생각을 담아 아이들에게 뭔가를 느끼게 하려면 내가 직접 쓰는 게 제일 좋다는 생각으로 붓을 잡았다.

 

좀 모자란 글씨면 어떤가. 내가 아이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염원과 가르침을 아이들에게 전할 수만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으로 거친 솜씨지만 붓을 들어 직접 썼다.  우리 아이들의 멋진 인생과 성장을 위하여. 그럴듯하게 낙관까지 흉내 내어 찍었다. 이제 액자에 넣어 꼭 필요한 곳에 걸면 된다.  

 

야들아. 대망을 가져라. 인간의 크기는 젊은 날 가지는 꿈과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흘린 땀에 비례하느니라.



 

 

열심히 해라. 자율학습실에서 보내는 하루하루의 그 작은 시간들이 모여 결국 큰 성취를 이루느니라.



 

신중하게 생각하고 분명하게 사리를 따져 판단해라.



 

대기만성이니 서두르지 말고, 조급해 하지 말고 꾸준히 열심히 노력하거라. 


 

행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 생각만 하지 말고 행동(실천)해라.


 

자신의 이익이나 욕심에 연연하지 말고 남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생활자세를 지녀라. 그게 결국 큰 너를 만드는 길이니라. 


 

공부를 하고 가르침을 받아 알게 되었으면 그 대로 실천해야 한다.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이 다르다면 배움은 무의미하다.  


 

 

큰 뜻을 세우고 이곳에서 열심히 공부하여 반드시 성취하거라.


 

남을 따뜻하게 배려하는 어진 사람은 아무도 미워하거나 싫어하지 않는 법이니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괴롭히지 말아라.  


 

다른 사람들과 다툼이 생기거나 갈등이 발생할 때는 자신의 입장만 고집하지 말고 내가 상대방의 입장이었다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보도록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