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든, 어떤 위치에 있는사람이든
사람은 누구나 궁극적으로 행복한 삶을 추구한다.
돈을 많이 버는데서 보람을 찾는 사람도 있고
높은 사회적 지위나 명성을 얻는데서 만족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남을 도우며 함께 살아가는데서 자기충족감을 느끼는 사람도있고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그 속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까페에 글을 올리고 달리는 댓글을 보면서 즐거움을 찾는 사람도 있고
가만히 남의 글을 읽는 데서 만족하는 사람도 있다.
으리으리한 고급요정에 가서 아가씨 끼고 앉아 양주를 마셔야만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산 속 자그마한 주막에 마음 맞는 친구랑 앉아 동동주 한 잔 기울이는데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한 달 전에 치질 수술을 받았다.
하도 기술이 발달하여 수술하는 동안엔 그렇게 아프지 않았다.
문제는 수술 사나흘 후에 나타났다.
평소 별다른 생각없이 그야말로 별다른 생각없이
오줌 누고 싶으면 오줌 누고 똥 누고 싶으면 똥을 누었었는데
수술 후 시간이 지나면서 그 아무것도 아니었던 대소변 배설이
얼마나 우리 인간에게 있어 소중하고 고마운 일인지를 절감해야 했다.
대변을 볼 때면 칼로 저미는 듯한 고통에 몸이 뒤틀렸다.
그래도 그건 괜찮았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소변 배설이었다.
항문과 소변 기관은 신경이 연결되어 있어 그렇대나 어떻대나
그러면서 소변이 배설되지 않아 배가 딴딴하게 불러오자 요도로 배설관을 넣어 뽑아냈는데
그 다음에 자력으로 소변을 보려니 몇날 며칠을 칼로 콕콕 찌르듯 고통스러웠다.
그렇게 며칠 지나면서 대소변 보는 게 좀 자유로워지자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우리는 평소 아무 생각 없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그 자연스런 대소변 활동이
우리에게 있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절실하게 느끼지 못하면서
저 멀리, 밖에 있는 것들에 욕심을 내며
그것을 얻지 못할 때 불행하다고 생각하거나 좌절하곤 한다.
나는 이번 치질 수술을 통해 그냥 편안하게 대소변 보는 것 그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우리들이 평소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는 평범한 일들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를 절감했다.
아침부터 치질이야기, 대소변 이야길 해서 미안하긴 하지만
자유롭게 이 방에 들려 갑장님들의 이야기 듣고, 꼬리 달고 하는 이런 일상적인 일들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우리 감사하며 살아 갔으면 좋겠다.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며 특별한 감동없이 살아가는 부부관계나 부모자식관계
그것이 우리 삶에 있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즐겁고 행복한 휴일되시길...
출처 : 52년생 용띠들의 쉼터
글쓴이 : 사도마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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