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송시

하루 ( 장하빈 )

사도마루 2013. 4. 22. 11:36

 

지난 금요일 오후 우리 학교에서는 두 가지 특강이 동시에 진행되었다.
과학중점과정 및 수리과학집중과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2013 찾아가는 창의력 향상 학생 발명 특강'과 인문사회과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장하빈 시인 초청 특강'이었다.

'창의력 향상 학생 발명 특강'은 명품 달서교육을 지향하는 달서구청과의 합동사업인데 학교 시청각실에서 진행되었고, 시인 초청 특강은 우리 학교 독립 행사인데 이웃 도원성당 강당에서 진행되었다.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유대와 협동을 통한 학교교육활동이다.

시인의 특강장에서 교장인 내가 우리 학생들에게 인사말 겸해 훈화를 했다. 
"少年易老學難成, 一寸光陰不可輕."이라는 옛 가르침을 우회적으로 전하고자,
나는 시인의 시집에서 '하루'란 시를 찾아 낭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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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장하빈

밥숟가락 들었다 놓는 사이
하루가 지나갔다

하얗게 피어난 밥 한 공기
시래깃국 말아 후루룩 넘기는
아침상 물리자마자

쪽문으로 들어온 이웃집 멍멍이
개똥 차반 차려놓고 가는
따뜻한 저녁 맞는다

식탁 귀에 놓인 앉은뱅이달력
당기면 하루가 오고
밀치면 하루가 갔다

허공의 까치밥 쳐다보는 사이
한 생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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