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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축원

사도마루 2008. 11. 23. 09:07

어제는 주례를 섰습니다.

40부터 서기 시작한 주례이지만

주례석에만 서면 가슴이 뜁니다.

새로운 출발을 인도하고 축복하는 일은

언제나 가슴 뛰는 새로운 경험입니다.



내가 주례를 서는 경우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담임을 했거나 윤리를 가르쳤던 제자들입니다.

1989년부터 1992년까지 4년간 낮으로는 과학고 학생들에게

밤에는 대구공고 산업체 학생들에게 윤리를 가르쳤었는데

신랑은 마지막 해에 대구공고에서 담임을 했던 학생이니

졸업하고 16년이나 된 제자였습니다.



졸업하고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스승의 날이나 명절이면 꼭 전화로라도 안부를 묻는

제자였기에 주례 요청을 받고는 흔쾌히 응했습니다.

바쁜 세상을 살다보니 인간관계 역시 쉽게 만나고 쉽게 잊어버리는 세태라

사제관계도 졸업하고 나면 앨범 속에 쳐박아 넣고 잊어버리기 십상인데

한 번 맺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십수년을 지켜온 제자였기 때문입니다.



신부는 웃는 모습이 이쁜 중국에서 온 자그마하고 앳띤 아가씨였는데

새로운 삶을 개척하겠다고 국경까지 넘어온 당찬 처자답게

아주 다부지게 생긴 아가씨였습니다.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며 가꿀줄 아는 성실한 신랑과

자신의 생을 이국 땅에서 스스로 선택한 당찬 신부가

험난하지만 살아볼만한 이 세상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아가길 다시 한 번 축원해봅니다.

출처 : 52년생 용띠들의 쉼터
글쓴이 : 사도마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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