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12일 (월) 날씨가 매섭게 춥다.
03시 45분 카이로 발 그리스 국적의 올림픽 항공 OA326 편으로 이집트를 떠나 2시간만인 05시 45분에 아테네 공항에 도착했다. 이집트와 아테네는 같은 시간대로 시차가 없었다.
아테네 공항에서 우리를 맞이한 현지 가이드는 김순자씨로 자신을 김화자씨의 동생이라고 소개했다. 지긋해 보이는 나이와는 달리 목소리는 열정적이었고 안내 멘트는 유머와 윗트로 넘쳐났다. 1981년 1월 아테네에 관광차 왔다가 30년 세월을 아테네에서 살고 있는데 그 당시 300만이었던 아테네 인구가 지금은 500만명으로 늘었다고 했다. 한국에 대한 인식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많이 바뀌었으며 그 이후 그리스에서도 현대자동차가 많아졌다고 한다.
그리스는 연평균 기온이 17.8도이고 여름에는 32도 내지 37도로 더운 날씨이지만 여름에도 그늘에만 들어가면 시원한 지중해성 기후라 생활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다고 한다. 강우량이 연간 400미리 정도인데 겨울철에 비가 많이 내린다. 1인당 국민소득은 $28,000이고 전국에 약1억 8천만 그루의 올리브 나무가 있는 세계 최고의 올리브 생산국으로 크레타섬에는 아직도 생산이 되고 있는 수령 2천년이 넘는 올리브 나무도 있다고 한다.
그리스는 약 6천 여개의 섬을 가지고 있으며 이 중 340개 섬에 사람이 살고 해안선이 16,000키로나 되는 다도국이다. 국토 면적은 남한의 약 1.3배이고 50% 정도가 산악이며 도시는 해안가에 도시국가 형태로 발전해 왔다. 전체 인구는 1,100만 명인데 500만명 가량이 아테네에 살고 있다.
그리스에는 고대 신학, 철학, 예술을 배우려고 온 다수의 우리 나라 유학생이 있으며 상업이나 무역에 종사하는 교민이 300명 가량 있다. 재미 있는 사실 하나는 그리스가 4세기 동안 터키의 식민지 생활을 했기 때문에 두 나라 간에 국가 대항 축구 시합이라도 벌어지는 날이면 한일간의 대결 보다 더한 몰입과 호승심이 발동한다고 한다.
그리스에서는 본토, 섬, 곶 세 군데 관광을 하게 된다. 그리스 관광은 에기나 섬으로 가는 크루즈로 시작되었다. 우리 일행은 보름달이 떠 있고 어두운 아테네 시내를 거쳐서 그 외항인 피레우스로 직행했다. 피레우스항구는 아크로폴리스에서 6Km 떨어진 사로리만에 있는데 기원전 5세기 경에 이미 해군격납고가 있었던 유서 깊은 항구이다. 지중해 크루즈는 에게해를 가로질러 인구 17,000여명이 살고 있는 에기나 섬으로 향했다. 피레우스항에서 에기나 섬까지는 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에기나 섬은 아테네와 펠레포네소스 반도 사이에 위치한 섬인데, 고대에는 아테네와 마찬가지로 상업 활동으로 융성한 도시국가였으며, 지금은 아테네 시민의 휴양지로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거기서 마주 바라보이는 곳이 페르시아 전쟁에서 아테네를 승리로 이끈 살라미스(살라미나) 해전으로 유명한 살라미스섬이다. 아테네는 바로 그 오른쪽에 있다.
섬에 내린 후 일행 중 일부는 에기나섬 주민들의 생활상을 둘러보는 자유관광을 하고 일부는 전세 버스를 타고 섬의 정상에 위치한 아페아 신전을 찾았다. 에기나섬의 버스투어는 1시간 50분 가량 걸리는데 35유로(약 6만 5천원 정도)의 추가 비용이 들었다.
아페아 신은 빛의 여신으로 존숭되었으며, 그 신전은 도리아 양식의 열주 석조 건축물로 건조되어 현재까지도 꽤 잘 보존되어 있었다. 32개의 돌기둥 중 아직도 24개가 남아 있는 아페아 신전은 기원전 6세기 말부터 5세기에 걸쳐 축조되었다고 한다.
신전 입구에는 자그마한 시골점방이 있었다. 그곳에서 그리스인 조르바의 주인공 같이 생긴 주인장과 사진을 찍고 이섬의 명물인 피스타치오를 샀다.
피스타치오 나무는 수명이 100~150년 정도이며 숫나무인 큰 나무를 중심으로 5~6그루의 작은 암나무들이 둘러서 있다. 성목이 되면 나무당 25~30 Kg의 열매를 수확하며 해갈이를 하는 데 그리스에서도 에기나섬 피스타치오가 가장 유명하다. 애기나 섬의 특산품으로는 피스타치오 외에 아몬드, 포도, 올리브 열매 등이 있다고 한다.
아페아 신전 다음에는 그리스 정교회의 聖 넥타리우스 교회 및 그 부속 수도원에 들렸다. 성 넥타리우스는 1921년 이 섬에서 생애를 마친 수도승인데, 기적적인 치유로 많은 사람들을 구제하여 1961년에 성인 칭호를 받은 사람이다. 성넥타리우스 교회입구에서 올려다 본 앞 산은 온통 성소들로 채워져 있었다. 마치 큰 사찰 부속 암자들처럼 클러스터로 조성되어 있었던 모양인데 지금은 그냥 폐허로 남아 있다. 넥타리우스 교회는 그런 오랜 종교적 환경 속에서 조성되었던 셈이다.
그리스에서는 학교의 입학과 졸업, 장례, 결혼 등을 모두 교회가 주관한다. 학교에서도 주기도문을 암송한다. 그리스의 6.25 참전을 계기로 우리나라에도 그리스정교회가 포교를 하여 교인을 확보하고 있다.
치유력을 지닌 성수로 알려진 교회내 약수대
부속수도원 건물
수도원 건물 바닥에도 모자이크로 그려져 있고 의자 등받이에도 조각되어 있는 두 머리 독수리 문양은 그리스 정교회의 상징이다. 바닥에는 그리스 지도와 에기나섬 그림도 모자이크로 그려져 있었다.
에기나 섬의 항구로 돌아온 후 포구의 식당에 들러 이 섬의 명물이라는 말린 문어에 소금을 쳐 구운 고기 안주로 40도나되는 향이 강한 에기나 술을 두 병 사 마셨다. 에기나 전통주와 문어소금구이 안주는 일행 여덟명이 먹었는데도 7유로 밖에 들지 않았다. 자유관광을 한 사람들과 합류하여 현지 식당에서 중식을 들었다.
에기나섬의 식료품 가게에 진열된 야채, 과일, 식재료들은 우리나라 시골 가게 풍경과 별반 다르지 않아 친숙한 모습이었다.
우리가 아테네로 타고 갈 크루즈선 옆에서
배안에 들어가 출항을 기다리는 데 창 밖으로 비가 내렸다. 창밖으로 보이는 기둥 하나가 바로 애기나섬의 아폴론 신전 흔적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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