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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사대부고 화재 사고와 세월호 참사

사도마루 2014. 5. 20. 01:37

 

 

 

    오늘 초저녁에 경북대학교사대부고 교실에서 불이 났다. 빗자루가 들어 있는 청소 용구함에서 어떤 이유에서인지 불이 났지만 교사들의 신속한 초기대응과 학생들의 질서정연한 대피로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뻔한 학교 화재사고가 아무 혼란이나 인명 피해 없이 잘 진화되었다.

 

 

 

   590명이나 되는 학생들이 야간자율학습을 막 시작하고 있던 학교 건물의 5층 2학년 6반 교실 청소 용구함에서 불이 나고 빗자루와 플라스틱이 타면서 연기와 냄새가 복도로 퍼지자 인근 교실에 선생님을 만나러 가던 교생 선생님이 발견하고 불이야 고함을 지르고 소화기를 들어 진압하기 시작했다. 불이야 소리를 듣고 3학년 부장 선생님도 소화기를 들고 달려와 화재 진압에 동참하고 곧이어 달려온 선생님들은 역할을 분담해 소화기로 화재 진압에 동참하기도 하고 119에 신고를 하기도 하고 교무실에 알려 학생들이 신속히 대피하도록 안내방송도 하고 복도 곳곳에서 학생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대피를 유도하기도 했다. 

  세월호 사건으로 학생들의 안전 대피 훈련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지난 주 금요일 화재발생 대피 훈련을 받은 덕분에 방송이 나가자 학생들은 질서 정연하게 운동장으로 대피를 했다. 590여명의 학생들이 모두 교실을 빠져 나와 운동장에 집결하기까지 불과 10분 남짓 걸렸다.

 

   교사와 학생들로부터 신고를 받은 대구중부소방서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들어 있는 학교 건물에서의 화재 발생이라 동원 가능한 최대한의 소방차를 즉각 출동시켰다고 한다. 신고를 받고 몇 분 만에 소방차가 학교에 도착하여 발화현장에 투입되었지만 이미 불길은 교사들의 신속한 초동 대처로 진화된 뒤였다. 최초로 도착한 소방관들은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잔불을 없애기 위해 한 번 더 청소 용구함 주변에 물을 뿌리고  뒤이어 달려온 소방차들은 바로 되돌아 갔다.

 

   사대부고에서는 교장과 교감의 현장 지휘를 통해 운동장으로 대피한 학생들의 인원을 점검하고 피해 여부를 확인한 다음 SNS 문자를 통해 화재발생과 학생의 안전 여부를 부모님들께 즉각 알렸다. 또한 최초 진화과정에서 연기를 흡입한 것으로 보이는 교생 선생님을 즉각 인근 경북대병원으로 후송했다. 진료 결과 교생선생님 역시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오늘의 사대부고 화재 사고는 재난시에 초동 대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그리고 재난대비 훈련의 중요성과 현장지도자들의 판단과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만약 세월호에서 오늘 사대부고에서와 같은 신속한 초기 대응이 이루어졌었더라면 그리도 많은 학생들의 억울한 죽음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사고를 적극적이고 적절한 초기 대응으로 학생들의 희생을 막은 사대부고 선생님들께 감사를 드린다. 세월호 사고는 정말 가슴 아픈 일이었지만 안전에 관한 우리 사회의 관심과 대처 능력을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조금은 위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