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에서 퀸즈타운으로(2013. 1. 4.)
2013. 1. 4.
아침 6시에 기상하여 7시에 숙소를 출발했다. 공항으로 가는 동안 남태평양 수평선 위로 힘차게 솟아 오른 태양을 만났다. 아침 그리고 태양은 항상 우리들 가슴에 우리를 살아 숨쉬게 만드는 힘찬 생명 에너지를 나누어 준다.
공항으로 이동하는 동안 만난 오클랜드의 주택들은 대체로 단층 건물들이고 집집마다 나무와 꽃들을 잘 가꾸어 놓아 아주 보기 좋았다. 수목과 화초 하늘과 바다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도시가 오클랜드이다.
북섬에서 남섬으로 가는 비행기는 9시 5분 Auckland를 출발하여 10시 55분 Queenstown에 도착하는 제트 스타 항공 JQ 295편이다.
오클랜드 공항은 시외버스 정류장 같은 작은 공항이다. 공항 한켠에 현대차 싼타페가 떡하니 전시되어 있다. 해외에서 이렇게 선전하는 기업들 덕분에 이런 호사도 누리는 것 아니겠는가.
북섬에서의 관광을 품위 있게 안내해준 드라이버 겸 가이더 윤재형씨와 헤어지기 전에 기념 사진을 찍었다. 이국에 살면서도 한국을 늘 가까이 느끼고 아끼며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은 가이더였다. 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 보다 어떤 의미에서는 더 애국적인 한국인이었다.
공항 내 일식집에서 우리 일행은 국수와 스시로 간단히 요기를 했다. 이 일식집 주인은 뉴질랜드에서도 유명한 한국인이라고 한다.
가이더와 헤어져 공항 안으로 들어왔다. 탑승객 대기실은 시골버스 대합실 같았는데 수속을 밟고 공항 안으로 들어서니 공항 활주로 등이 엄청나게 넓었다.
탑승 대기실에 젊은 엄마와 함께 여행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아이들 셋과 어머니의 눈길이 한 곳에 집중되어 있었다. 한 가족이 하나의 게임 화면에 완전히 몰입해 있는 모습은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그 모습이 보기좋아 셔터를 누르고 나중에 그 사진을 보여주며 사진 제목을 몰입이라고 설명했더니 아이들 엄마가 환하게 웃어주었다.
이번 여행에서 특히 많이 볼 수 있었던 것은 부모들과 아이들이 함께 여행 다니는 모습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체로 어른들끼리만 여행을 다니는데 외국인들은 아이들과 함께 다니는 경우가 참 많이 보였다. 특이한 것은 아이들이 하나같이 자기 여행 용품을 스스로 지거나 끌고 다니는 모습이었다. 어려서부터 여행을 함께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게 교육시키는 것 같아 부러웠다. 우리 나라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그렇게 여행을 많이 다니지도 않지만 같이 간다손 치더라도 대체로 부모들이 모두 챙겨 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것은 본받아야 할 것 같다.
8시 45분 비행기에 탑승했다. 9시 15분 활주로에 들어선 비행기는 22분경 엔진 소리도 요란하게 속도를 더하더니 곧장 하늘로 날아올랐다.
우리 앞줄에 어린 아이 둘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남매 같았다. 그런데 그 어린 아이들은 서로 이야기를 할 때 귓속말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몸에 밴 모습이다. 대여섯살 밖에 안 되어 보이는 어린아이들이... 우리 뒷줄엔 공항에서 봤던 세 아이와 어머니가 한 줄에 앉아 있었다. 엄마는 책을 읽고 있고 아이들은 게임 화면을 함께 보고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아이들도 서로 이야기를 할 때는 귓속말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우리나라 어린 아이들이 그렇게 탔다면 아마 주변 사람들 아랑곳하지 않고 한바탕 시끌벅적 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가정교육이나 학교교육 문제를 다시한번 고민해 봐야할 것 같다.
비행기가 목적지 퀸스타운 가까이 비행하고 있을 때 흰 구름 사이로 하얀 눈을 인 산봉들이 계속 보였다. 이곳은 한여름인데 저렇게 눈이 있다니 신기했다.
11시 10분경 비행기는 퀸스랜드 공항에 도착했다. 수속을 마치고 나오는데 반 시간 정도 걸렸다. 공항을 나오니 주변 풍경이 묘했다. 공항 주변 나무들은 녹엽인데 주변 산꼭대기는 하얀 설봉이다.
공항 입구에서 남섬 여행을 안내할 민웅기라는 가이더가 우리를 맞이했다. 모범생 같이 보이는 50대 중반의 키가 작고 눈매가 단정한 남성이었다. 우리들을 안내하기 위해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밤새 달려 왔다고 했다.
남섬 도착 기념 사진을 찍고 11시 40분 공항을 출발하여 퀸스랜드 시내로 이동했다. 이동거리는 이십리도 채 안되는 가까운 거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