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푸이아(2013. 1. 3.)
2013. 1. 3.
아그로돔 양쇼 관람 후 양모제품 구입을 위해 쇼핑센터에 들렸다. 해외 여행을 나올 때마다 출발할 때는 현지에서 물건을 구입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고 나오지만 매번 가이드의 감언이설에 넘어가 덜컥 물건을 사곤 했는데 이번에도 영락없이 또 낚였다. 물론 현지에서 그곳 특산품 하나 쯤 사 두면 두고두고 여행 기념도 되고 살림도 마련할 수 있어 괜찮은 면도 있지만 항상 과용하게 되는 게 문제다. 이번에는 알파카 양탄자를 샀다. 뉴질랜드 고산지역에 사는 알파카 18마리의 털로 만든 양탄자로 모양도 질도 흡족했지만 상당히 비쌌다.
양모제품 쇼핑 후 북섬에서의 마지막 코스 테푸이아로 이동했다. 테푸이아(Te Puia) 지열지대는 로토루아 시내와 와카레와레와 삼림공원(Whakarewarewa Forest Park) 사이 접점에 위치하고 있었다. 테푸이아는 와카레와레와 지열지대에 복원된 마오리족의 전통마을로 전통공예와 문화계승을 목적으로 50년 전에 조성되었다.
입장권을 구입하여 테푸이아로 진입하자 마오리족의 세계로 풍덩 빠져들었다. 마을 입구에 세워진 대문 비슷한 구조물엔 마오리족의 전통 문양이 조각되어 있다. 혀를 쑥 내밀고 있는 모습은 하카춤을 출 때 전사가 상대방을 위협하려고 내밀었던 바로 그 모습이다.
고사리나무로 지어진 전통 가옥의 모습이다. 제주 민속촌에서 볼 수 있는 옛 한라산 산간 마을의 집처럼 작고 좁은 주거 공간이다.
음식을 상하지 않고 오래 보관하기 위한 곳간인지 아니면 집안에 신을 모시기 위한 가묘 같은 공간인지 모를 건조물이 집 옆에 있다. 사진을 찍느라 가이드의 설명을 듣지 못햇다.
마오리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에 들어섰다. 신전 같은 분위기다.
마오리 민속마을 안에서 마오리족의 전통 요리인 항이 요리를 점심으로 먹었다. 이 곳의 요리들은 바로 이곳 테푸이아의 자연 지열로 쪄서 만든 특별한 항이 요리이다. 불로 돌을 달구고 물을 부어 증기를 내어 그 증기로 감자를 쪄서 먹던 감자산꽃 감자 맛 그대로의 맛이다. 고기도 옥수수도 야채도 모두 감자산꽃 요리에서 나던 불냄새가 스며 있는 바로 그 맛이다.
식당에 비치된 마오리 목각 작품
식사 후에 바로 산불이 난 것처럼 하얀 연기가 솟아오르는 지열지대로 접어들었다. 연기가 아니라 땅속에서 지열을 받아 뿜어져 나오는 수증기다. 한 마디로 대자연의 경이로운 모습이요 내 평생 다른 어디에서도 직접 보지 못했던 장관이다. 딛고 선 땅 밑이 부글부글 끓는 열원이요 땅바닥 사이사이로 유황 냄새와 유독 가스 그리고 뜨거운 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무서운 곳이다.
수시로 뜨거운 물줄기를 하늘로 분출하는 테푸이아의 이 간헐천은 신비의 섬 뉴질랜드에서도 가장 높이 물줄기를 뿜어올리는 포후투 간헐천으로 높이 뿜어 낼 때는 30미터나 올라간단다.
평탄하게 만들어진 바닥에 누우니 뜨끈뜨끈 했다. 바로 온돌이다. 찜질방이 따로 없다.
지열지대엔 온천 옆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이 피어 있다. 이런 열악한 조건을 즐기는 저 나무가 신기하다. 폴리네시안 스파에도 피어 있었고 로토루아 박물관 인근 온천공 옆에도 피어 있었다. 일본 벳부에 갔을 때도 열기가 뜨거운 온천 옆에서 볼 수 있었다.
곳곳에 부글부글 끓고 있는 진흙 웅덩이(머드 풀)도 장관이다.
테푸이아 출입구에는 마오리족의 문양들이 새겨진 다양한 인물상들이 아래 위에 부착되거나 조각된 높은 나무 기둥 모형의 조형물이 이곳이 마오리의 영역임을 표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