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가는 길
17 (토) 오전에 비와 눈, 오후는 갬
앙카라는 우리 여정에서 스쳐지나가는 곳이다. 새벽에 일어나 호텔 식당에서 부랴부랴 아침을 해결하고 새벽 5시 반에 호텔을 출발하여 앙카라 시내의 대통령궁 앞과 아타튀르크 영묘(靈廟)를 버스를 탄 채 둘러보고 영묘 근처의 한국공원을 찾았다. 한국공원은 6.25전쟁에 참전하여 전사한 터키 군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우리나라가 세운 것이다.
약 3천 평 정도의 부지 위에 '한국참전토이기기념탑’이 서 있고, 그 주위로는 전사한 터키 군인들의 이름을 새긴 비석이 둘러져 있었다. 참배를 하는 동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다른 세계를 구경할 수 있도록 우리 나라의 자유를 지켜준 이국의 젊은 영령들을 애도하듯이...
터키의 수도이며 이스탄불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앙카라는 이 나라 영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아나톨리아의 중심에 위치하여 고대 히타이트 문명, 로마 시대의 유적 등이 많이 남아 있지만, 1923년 터키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케말 파샤)가 새 나라의 수도로 정하고부터 급속히 발전하였다. 당시 앙카라 인구는 10만 정도였지만, 지금은 400만 정도의 웅도로 성장했다.
참배 가 끝난 6시 30분 경 곧 바로 이스탄불을 향해 출발했다. 고속도로를 한 시간 쯤 달리자 차는 산길로 접어들고 비는 눈으로 바뀌었다.
산맥을 넘고 고원을 지나 가는 동안 고속도로 주변엔 도시가 나타났다 사라지곤 했다.
터키에서는 산맥을 다아라르라 했다. 쾨로르다아라르를 넘어 가는 동안 눈은 거세게 퍼부었다. 우거진 침엽수림이 눈보라로 휘덮여 장관이었다.
산맥을 넘자 도시가 나타났다.
산록에 있는 주택들은 눈 속에서 그림처럼 멋진 모습을 자랑하고 있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렀다. 휴게소에는 다양한 물품들이 판매되고 있었는데 특히 눈에 띈 것은 호박이었다. 이런 호박으로 어제 먹은 것 같은 케밥을 만드나보다.
볼루를 지나는 동안 도시 위를 가로지르는 엄청나게 높은 고가도로와 자미, 붉은 지붕의 주택들을 만났다. 자미만 없다면 우리나라 어느 도시 사진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