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여고 인성교육을 마치고 올라오는 길에 목화 시배지와 성철스님 생가가 있는 단성에 들렸다. 단성은 옛날부터 안음현과 마찬가지로 현으로서 현청이 있던 남강 연변의 행정 중심지로 안의가 함양군의 속면이 되었듯이 산청군의 속면이 된 곳이라 면소재지 소도읍이지만 시내엔 엄청 큰 현대식 마트가 있었다.
매대엔 설명절 상품들이 다양하고 풍성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자연스레 사과 매장을 눈여겨 보았다. 진열되어 있는 사과들은 모두 5 Kg 설명절 상품 세트들이었다.
같은 크기 사과들인데도 산지, 크기, 색도에 따라 가격이 다 달랐다.
10과 상자 가격이 12과 상자 가격보다 배 가까이 비싸고 같은 크기라도 거창이나 함양 사과가 다른 곳 사과 보다 훨씬 비쌌다. 산지에 따라 당도와 식감이 다르기 때문이다.
과수원에서 생산한 사과들은 사과영농조합법인에서 광주나 마산 등지의 대규모 청과시장으로 출하하지만 직접 사과를 판매하기도 한다. 이때 제일 어려운 게 '한 상자에 얼마예요?'라는 질문이다. 한 과수원에서 나온 사과라도 크기, 모양, 색깔, 상태, 상자 용량에 따라 다 다르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 청과시장 경락가를 보더라도 10키로 한 상자 가격이 만 몇 천원 부터 5만 몇 천원까지 천차만별이고 명절에 선물하려고 백화점에 나가보면 같은 5키로 짜리 선물용이 2만원부터 10만원대까지 다 다르다. 상황이 이런데도 거두절미하고 한 상자 얼마요라고 물어오면 답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사돈집에 선물하고 싶은데 알이 굵고 색깔 좋은 최상품으로 5키로 짜리 한 상자를 보낼려면 얼마예요?
가족들이 그냥 먹기 편한 적당한 크기의 사과로 양이 많으면 좋겠다. 약간의 흠은 있어도 괜찮다. 어느 정도의 가격대가 있느냐?
사과농사를 하기 전에는 나 역시 그냥 한 상자 얼마냐고만 물었었으니 이런 기대는 그냥 희망사항일 뿐이다. 모쪼록 내 사과를 사는 고객이 드시고는 만족스레 미소 지으시고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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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원
사과ㅡ는 지리산 토양영양분을 먹고 자란 지리산 토양사과가 어뜸이죠ㅡ쪼개보면 씨앗부분이 꿀참으로 덥혀저 있죠.더이상 지리산 사과와 비교 할수업죠2월 4일 오후 08:40 좋아요 좋아요
이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