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동부교육장(2013~2014)

국토 종단 자전거길 라이딩 100Km

사도마루 2013. 11. 17. 23:46

 

 

 

2013.11.15. 그린스타트 전국대회가 엑스코 전시장에서 개막되었다. 장관까지 참석하는 자리였다. 우리 동부교육청 발명 교실 아이들도 부스를 마련하여 함께 참가하는 행사였기에 교육감님과 함께 참석했다. 자전거로 발전기를 돌리는 코너에서 교육감님께 함께 자전거를 타고 발전기를 돌려보자고 제안하고 숨이 차도록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자전거에서 내려온 후 교육감님이 내일 낙동강에 자전거 타러 가는 데 함께 가자고 했다.

 

11. 16. 아침 일찍 일어나 채비를 차리고 교육청으로 갔다. 7시 30분에 교육청 자전거 동호인 클럽인 막시라 회원들과 함께 버스에 올랐다. 도착지는 한훤당 선생을 모신 도동서원이었다. 도동서원에 도착하니 수령이 400년도 넘는 은행나무에 가을이 흠뻑 내려 앉아 있었고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그 모습을 촬영하러  모여 있었다.

 

 

  

 

 

 

우리 일행은 9시에 도동서원을 출발했다. 조금 지나 낙동강변을 달리는데 안개가 점점 짙어져 나중에는 10미터 앞도 볼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오후에 들으니 이 짙은 안개 때문에 오늘 LG전자 헬기가 한강변 아파트를 들이받아 승무원이 죽었다고 한다.

 

흠칠한 바람기에 장갑을 겹으로 끼고 강변을 타고 달리다가 산길로 접어들었다. 짙은 안개속에 자비로운 미소를 머금고 약병을 든 부처님 모습이 언덕길을 헐떡이며 올라온 길손을 맞았다. 무심사(無心寺)가 무심사(霧甚寺)가  되어 분위기를 한껏 돋우고 있어 숨을 고르며 기념 사진들을 찍었다.

 

 

 

 

 

산을 넘고 오르막 내리막길을 몇 차례 되풀이 하다 보니 합천 창녕보에 도달했다. 경남쪽 보들은 김두관 지사가 4대강 사업을 반대했기 때문에 마지막에 나라가 달라들어 추진해서 그런지 나머지 돈과 자재로 그냥 만든 듯 다른 낙동강 보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초라했다. 치산치수는 고래로 나랏님의 가장 큰 사업인 것을 모르는 사람이었으니 대권가도에서 낙마한 것은 나라의 장래를 위해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전남 박준영지사나 충남 안희정 지사는 민주당이면서도 영산강과 금강에서 4대강 사업이 꼭 필요하다며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동참해 썩어가던 강변 공간을 사람들이 즐겨 찾는  생활 공간으로 바꾸었는데 이들이 진정한 정치인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낙동강변을 달렸다. 

 

 

 

 

 

 

 

합천창녕보를 지나고 또 낙동강 본류와 황강이 합수되는 절경을 지나 계속 달려 내려가니 횟집들이 늘어서 있는 적포교가 나타났다. 적포교를 지나 한참을 달리다 보니 높은 산길이 나타나 갈길을 막았다. 낑낑대며 산을 올라 내려다보니 낙동강 물길이 한 눈에 들어왔다. 박진고개 전망대였다. 시간은 이미 한 시였다. 휴식을 취하며 가져온 음식들로 간단히 요기들을 하고 다시 달렸다.

 

산을 넘고 고개를 돌아 두 시간을 더 달려서야 점심 식사 장소로 예약된 남지의 종로 철교 돼지국밥집에 도착했다. 고속도로를 타고 가면서 지나쳐 갔을 뿐 남지의 속살을 보기는 처음이다. 도심은 군단위 읍정도의 크기로 번잡했고 초등학교도 제법 당당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으며 도서관도 있었다. 점심을 들면서 막시라 회원들에게 "오늘 나를 끼워줘서 귀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주었으니 오늘 점심은 내가 내겠다."고 했다. 열다섯명이 수육과 국밥, 맥주 몇 잔을 했는데도 십삼만 오천원밖에 안나왔다.   

 

 

점심을 들고는 곧장 다시 달렸다. 오래지 않아 창녕 함안보에 도달했다. 이곳도 역시 초라했다. 하지만 강주변 공간은 나름대로 잘 정리되어 있었다. 강가에 잘 발달된 갈대숲은 자전거를 타고 그냥 스쳐갈 것이 아니라 도시락 싸가지고 와서 느긋하게 즐기면서 구경할 만한 멋진 모습들이었다.

 

 

 

 

 

 

 

남지서 두어 시간 달려 우리는 마침내 오늘의 목적지 밀양 수산대교에 도착했다. 도착하니 5시 20분이었다.  아침에 도동서원에서 출발하여 수산대교까지 장장 100Km의 대장정이었다. 오금이 아프고 엉덩이가 묵지근했다.

 

아침에 교육청에 올 때 엑스코 위로 붉은 해가 솟아올랐는데 수산대교 다리 위로 달이 떠오르고 있었다.  오늘은 하루 종일 낙동강 자전거길을 따라 달리고 또 달린 하루였다.  환갑진갑 다 지난 나이에 100Km 자전거 주파는 내 생에 하나의 기록으로 남을 것 같다. 참 멋진 하루였다.